우리가 처음 청소를 시작할 때는 정말 막막합니다.
다들 청소를 하려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직장이 힘들어서 퇴사를 했거나, 회사가 어려워서 권고사직을 당했거나 아니면 지금 버는 돈이 작다고 생각되는데 누가 이야기하기를 "청소가 돈이 된다더라" 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저희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열심히 배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합니다.
저도 하도급일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어느날 하도급하는 사무실을 인수 받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사무실을 청소하던 분이 일이 생겨서 그만두게 되고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저에게 자세하게 인계해 주셨고 이것 저것 설명도 성심성의 껏 해주셨습니다.
보통 견적서를 제출할 때 작업 범위를 정하는데 인수인계할 때 그 범위를 이야기해 줍니다.
(사실 청소하다보면 작업 범위는 뻔합니다.)
예시)
계약서 내용이나 금액 같은 것은 사장님께서 일부러 보여주지 않고 이렇게만 전달 받을 경우가 많습니다.
인수인계를 해주시던 분은 어디 어디는 어떻게 청소해야할지 설명을 너무 잘해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먼지가 뚜렷이 보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여기 먼지 닦아 주고 싶지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마세요.
계약서에 없고 그렇게 닦아 주다 보면 끝이 없습니다."
"아 네..."
알겠다고 하고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청소를 진행했습니다. 특별히 컴플레인도 없고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또 다른 경우에 화장실청소를 다른 분께 인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화장실에 가보니 벽에는 누런 얼룩과 곰팡이가 가득했고 변기에는 오물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대충 화장실 쓰레기만 버리고 바닥만 닦는 정도였습니다.
"여기 몇 분만에 하세요?"
"20분만에 끝내세요. 그리고 이 정도만 하면 됩니다."
"아 네..."
그렇게 청소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컴플레인도 없었습니다.
어느 학원을 인계받을 때였습니다. 학원 바닥이 너무 지저분하고 청소를 다 끝냈다는데 머리카락이 수도 없이 보였습니다. 화장실에 찌든 때도 많았고 쓰레기통 주변은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그 곳에서 공부가 가능한가 싶었습니다.
"여기 상당히 지저분하네요."
"처음에 대청소를 제안했는데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이정도만 해주세요."
"아 네"
양심상 전에 청소하던 분보다 좀 더 깨끗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지저분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컴플레인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이 정도만 해도 된다고 하지만 제가 처음 청소를 시작했을 때 마인드셋이 흐려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수수료를 떼고 하도급 일을 하다보니 '어차피 이 일은 내가 주인이 아니야' 라는 생각이 어느덧 마음속에 스며들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주인이라면 이 정도 더러운 것을 넘어 갈까?' 생각해보니 넘어갈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 사무실의 사장이라면 이런 마인드로 청소하는 업체를 쓰고 싶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대충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독립해서 사장이 될텐데 이런식으로 하다가는 큰 일나겠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생각을 사장 마인드로...
이후 손걸레로 공용테이블을 닦다가 먼지가 보이는 곳은 다 닦기 시작했습니다. 창틀 닦는 것도 원래 월 2회로 계약된 곳도 이왕 닦는 거 매번 먼지가 보이면 바로 닦아버렸습니다.
화장실이 더럽다는 곳도 아예 수세미로 벽 전체를 문지르고 거울도 광나게 닦고 수전도 깨끗이 닦아 놓고 변기에 묻은 오물도 깨끗이 제거했습니다. 바닥에 머리카락도 안 보이게 싹 없애버리고 아예 대청소를 해버렸습니다. 기존에 하시던 분 보다 시간이 2-3배 걸려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지저분한 학원도 제대로 쓸고 머리카락과 먼지를 싹 없앴습니다. 그리고 화장실도 벽까지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얼룩 가득한 쓰레기통 주위도 깨끗이 청소하고 분리수거가 안되던 곳도 분리수거 하자고 제안도 드렸습니다.
위의 파일은 학원에 쓰레기 처리 관련해서 제안할 때의 파일입니다.
이렇게 제안하니 학원에서 너무 좋아하면서 바로 적용을 했고 직원들 스스로 오래된 쓰레기를 버리면서 더 깨끗해졌습니다.
이제는...
제가 직접 영업을 하게 되면서
"저희와 계약하면 이렇게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실제 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해버립니다.
어느날 조그마한 동네 병원에 명함을 돌렸는데 명함이 필요없다는 간호사 뒤로 다른 분이
"잠시만요 명함주고 가세요"
해서 명함을 남기고 왔습니다. 나중에 전화가 오기를
"사실 저희 청소 이모님이 계시는데 잘 못해 주셔서 업체를 써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 가봤더니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손 볼 곳이 많았습니다. 혼자서 4시간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이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고,
"원래 이렇게 깨끗한 곳이었군요."
라는 말을 들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분리수거용 쓰레기통도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드렸고 늘 지저분하게 쓰레기가 쌓여 있던 곳이 깔끔해졌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개인사업자도 등록하셨을 것이고 도급을 받더라도 어엿한 사장님입니다. 어느 곳에 가서 청소를 하시던지 그 곳에 맞게 제안도 하시고 고객맞춤형으로 서비스를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런 마인드셋을 지금 도급일을 하실 때부터 연습하시고 항상 내가 주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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