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석연치 않은 전화 한 통
저희 행복한청소는 정기청소를 주로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전화가 왔습니다.
저기요. 청소하지요?
네네~
혹시 준공청소도 합니까?
네~ 어디지요?
네 김포공항 근처이고 18평입니다. 주소를 알려드릴테니 가보시고 견적가를 알려 주세요.
네네
이렇게 전화통화를 하고 다음날 그 장소에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한 층이 아니라 3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제가 그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18평 한층만 하실건가요? 한 건물이네요.
네 2층 3층 계단에 돌돌이 돌려주시고 계단, 화장실 2개 해주시고 1층은 창문만 해주세요.
아 네... 18평 한 층이 아니네요.
그리고 금액 협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돈은 일 끝나는대로 바로 확인하고 준다고 했습니다.
혼자 진행할 수 없어서 같은 일을 하는 지인에게 연락하여 스케줄을 맞춰서 다음주 월요일에 하겠다고 목요일에 문자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후 답이 없습니다. 그 지인도 월요일 스케줄을 비워야하니 빨리 알려달라는데 담당자가 전화도 안 받으니 알려 줄 수가 없었습니다.
금요일, 토요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안하려나보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에 연락이 왔습니다. 화요일에 해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지인에게 연락했습니다. 화요일에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도저히 화요일에는 안되고 수요일에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요일에 한다고 문자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작업 준비를 다 해서 수요일에 그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물이 안 나옵니다. 작업을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작업을 해야 되는데 물이 안나오네요.
이상하네요. 어제까지 나왔는데요. 얼어서 그런 것 같으니 좀 기다려 보시던가 아니면 길 건너 가게에서 알콜난로 사서 화장실에 불 좀 붙여 놓으세요. 금방 녹습니다.
어.....네?
지인은 힘 빠진 얼굴로 "그냥 집에 갈까?" 합니다.
저는 잠깐만 기다려 보라고 하고 길 건너 가게에서 알콜난로 사왔습니다. 라이터도 없어서 오다가 편의점에서 라이터도 하나 사왔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불을 붙여서 얼어붙은 수도 옆에 놓았습니다.
어느 덧 2시간 정도 흘렀습니다. 점심이나 먹고 올까 하면서 저희 둘은 건물 주위를 돌다가 수도계량기를 발견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밸브가 있는지 안쪽에 만져보니 밸브가 있습니다. 밸브를 살짝 돌리니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어... 물 나온다." 아 괜히 알콜난로를...
담당자에게 전화했습니다.
계량기 수도를 누가 잠궈놨네요. 수도가 언 것이 아니었어요.
아 네...
담당자의 "아 네..."에 화가납니다. '아 죄송합니다. 물이 얼어서 안 나온 줄 알았네요.' 이렇게 말해 줄 수도 있는데 그냥 "아 네..."가 끝입니다.
저희는 이제부터 작업 시작입니다. 정신없이 창문닦고 기계로 바닥 돌리고 계단닦고 화장실 청소했습니다. 어느덧 깜깜한 밤이 되어 담당자에게 전화했습니다.
다 했습니다.
하루만에 다 하면 어떡합니까?
네?
황당합니다. 하루에 하든 이틀에 하든 어쨌든 끝내면 되는 것 아닌가요? 지난번 전화통화에 천천히 이틀에 할 수도 있다고 언급은 했었지만 그 때 수요일안에 끝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어떻게든 그 날 다 끝냈습니다. 그런데 그 담당자는 본인이 원청업체와 이야기해서 마감일을 연장했기에 저희도 이틀에 걸쳐 목요일까지 할 줄 알았답니다. 그럼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요. 참 커뮤니케이션이 안됩니다.
어쨌든 끝났으니 돈은 언제 줄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내일 검수후에 주겠답니다.
다음 날 오후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 안 받습니다...
그 다음날 오후 전화했습니다. 직원이 검수하는 중이랍니다. 무슨 검수를 이틀동안 합니까? 그렇게 물었더니 사업자등록증을 보내 주면서 견적서를 보내랍니다. 아니 견적서를 일 끝난 다음에 보냅니까? ㅎ
저녁이 되었습니다. 퇴근 시간이 이미 지나서 전화를 했습니다. 검수가 끝났는지 확인하려는데 전화 안 받습니다.
다음날 아침 전화했습니다. 문자로 세금계산서 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연락이 없습니다.
다음날 토요일 아침 문자가 왔습니다.
사장님 목요일날 결제 나간다고 합니다. 연락늦어서 죄송합니다. |
전화했는데 전화안받습니다.
"으아....!"
화가나서 초싸이언이 되려고 합니다. 어제는 검수 하고 있는 중이니 끝나고 연락주겠다고 하고 연락도 없더니 문자로 다음주 목요일에 돈을 준다고 합니다.
다음주 목요일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사람 얼굴도 이름도 모릅니다. 헐...
아는 것은 전화번호 하나... 카톡 프로필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행히 사업자등록증은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업자등록증은 진짜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또 열이 받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그 업체는 인테리어 업체입니다만 별로 정보가 없습니다. 오후에 그 업체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벨을 누르니 여직원이 나옵니다.
무슨일이세요?
청소업체인데요. 돈을 못 받아서 왔습니다.
그랬더니 여직원이 사무실안에 어떤 사람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사무실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임원실입니다. 어떤 나이 좀 있으신 분이 약간 놀란 눈으로 맞이 합니다. 그런데 제가 오기 전에 지인이 이 회사에 전화를 미리 한 것 같습니다. 이 분은 직함이 이사라고 합니다.
어느 업체인가요?
행복한청소라고 합니다. 어디어디 청소를 했는데 돈을 못 받아서요. 왜 이렇게 힘들게 하십니까?
아 아까 누가 전화해서 저한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데 그 사람은 누군가요? 그리고 돈을 언제 주기로 했지요?
계속 미루다가 오늘 받기로 했는데 오늘 입금이 안되서요. 직접 찾아왔습니다.
네? 오늘 입금 일정이 없는데요.
뭐라구요?
지금 몇 번째 거짓말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화도 안 받구요."
저희 직원이 잘 못한 것 죄송합니다.
생각같아서는 이성을 잃고 정말 소리치고 깽판(?)을 치고 싶었는데 그러면 안되지요. 사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이런 저런 핑계로 거짓말을 하는데에 화가 많이 난 상황이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1달 뒤에 혹은 2달뒤에 입금한다고 했으면 괜찮았을텐데. 이건 내일 준다 모레 준다고 하다가 일주일이 지나서 왔더니 회사에서 송금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그 이사님은 화가난 제 얼굴을 보시더니 자리에서 명함을 꺼내서 저에게 건내주며 제 명함도 달라고 합니다. 그 명함을 받고 제 명함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2주 뒤에 입금해 준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2주일 뒤...
입금이 안되었습니다. 이제 포기해야할까요?
인터넷으로 돈 못받은 경우를 검색해보니 미리 계약서를 써라. 내용증명을 보내라. 소액재판을 해라 등등 여러 말이 있는데 사실 그 사람들이 안 주면 별 방법이 없네요.
그 이사님 전화번호로 전화 했습니다. 안 받습니다.
아이고...
다음날 아침에 지인에게 연락해서 같이 그 업체에 가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인은 저와의 전화통화 후에 그 이사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전화상으로 싸웠다고 하네요. 아마도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여보세요. 거기 OO 인테리어지요. 왜 돈을 안 줍니까?
네 어디세요?
아니 지난번에 김포공항 근처 준공청소 했던 곳인데요. 기억안나세요?
아니 저희가 거래한 업체가 한 둘이 아닌데 어디시냐구요.
아니 어제 입금날짜인데 입금할려고 생각했다면 김포공항 근처 준공청소했던 곳이라고 말하면 당연히 알아야 되는 것 아니에요? 모르는 것보니 아예 돈 줄 생각이 없네요.
(이 때부터 욕 나옵니다. ㅋ)
야 이O끼야 어디냐고? 너 누구야?
뭐 이O끼? 아 이O끼야. 돈도 안주고 나보고 O끼라고? 그래 함해보자...
대화가 아마 이렇게 흘렀을 것 같습니다.
이 후에 처음에 통화했던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님, 저희 이사님이 지금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은데요. 직원 분이 통화하시고 그러신 것 같은데 돈은 지금 스케줄이 꼬여서 입금이 안된 것 같은데 이사님께 전화 한 통화 좀 해주세요. 죄송하다고...
아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화통화 해보려고 해도 잘 안되는 담당자에게 이렇게 전화가 옵니다.
이사님께 전화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행복한청소입니다.
여보세요. 어디라구요?
행복한청소입니다.
아니 사장님, 혹시 중국인 직원있어요?
아.... 저희 직원이 술먹고 실수한 것 같은데요...
아니 실수고 뭐고 이 O끼 잡아와요. 나 이 개O끼 안 잡아오면 돈 안 줘요. 우리 직원한테 이 O끼 잡아오라고 그랬어. 아이 씨O 나 이O끼 죽이고 돈 줄거야.
아 이사님 죄송합니다. 제가 교육 잘 시키겠습니다.
아이 씨O. 내가 이 바닥에서 얼마나 있었는데, 어디서 다짜고짜 욕이야. 이 O끼가. 내가 아주 분이 안 풀려가지고... 누군지 말을 해야할 거 아냐..
이사님, 죄송합니다.
아니 내가 돈 보내려고 전화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 O끼 전화와가지고... 아이 참 어이가 없어서... 사장님, 내가 욕 먹은 값 네고는 해 주셔야겠는데... 내가 억울해서 돈은 다 못 주겠고 욕먹은 값은 빼고 줘야지...
(아....어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아 네 이사님, 그럼 늦게 주신 값은 어떻게 하지요? 처음에 당일에 돈을 주신다고 했는데 그 날 못 받았구요. 그 다음 날에 주신다고 했는데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준다고 하셨는데 그 때도 안 들어 왔구요. 그 후로 2주 지나서 입금해 주신다고 하셨는데 그 날이 어제입니다. 그런데 어제도 입금이...
아 됐고 지금 입금할테니까 확인해봐요. 지금 넣었어요.
아 네 감사합니다.
결국 받았습니다.
아... 지금까지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만 만나왔는데 이런 분들 만나니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받았으니 다행입니다.
다음부터는 미리 명함도 받고 사업자등록증도 받고 어느 업체인지 괜찮은 업체인지 확인하고 일을 해야겠습니다.
#청소후미입금 #작업후미결제 #청소후돈못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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